거짓말을 알아내는 기술은 오래전부터 사람들의 관심을 받아왔다.
최근에는 인공지능(Artificial Intelligence, AI)을 이용해 표정, 목소리, 말투, 시선, 언어패턴 등을 분석하면 사람이 거짓말하는지 판단할 수 있다는 주장도 등장하고 있다.
그렇다면 AI는 정말 인간의 거짓말을 알아낼 수 있을까?
현재로서는 AI가 거짓말을 확실하게 판별할 수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
AI는 행동의 패턴을 찾는 데 도움을 줄 수 있지만, 특정 행동이 곧 거짓말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1. AI는 사람의 행동에서 수많은 패턴을 찾을 수 있다

AI는 인간이 한 번에 처리하기 어려운 많은 정보를 분석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얼굴 근육의 미세한 변화, 시선 이동, 말하는 속도, 목소리의 높낮이, 문장의 길이, 특정 단어의 사용 빈도 등을 동시에 분석할 수 있다.
수사면담에서도 진술의 변화나 반복되는 언어적 특징을 찾아내는 데 활용할 수 있다.
이러한 점에서 AI는 사람의 행동을 관찰하고 이상한 패턴을 찾아내는 보조도구가 될 가능성이 있다.
하지만 중요한 문제가 있다.
AI가 어떤 특징을 발견했다고 해서 그것이 바로 거짓말의 증거가 되는 것은 아니다.
2. 긴장한 사람고 거짓말 하는 사람은 구분하기 어렵다
사람들은 흔히 거짓말을 하면 눈을 피하고, 말을 더듬고, 긴장한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이러한 행동은 진실을 말하는 사람에게도 나타날 수 있다.
경찰조사를 받는 상황 자체가 긴장될 수 있고, 피해자는 충격 때문에 기억을 정확하게 설명하지 못할 수도 있다.
평소 불안이 높은 사람은 아무 잘못이 없어도 눈을 피하거나 말을 더듬을 수 있다.
따라서
긴장 = 거짓말
이라고 판단하면 심각한 오류가 생길 수 있다.
AI도 결국 학습한 데이터에서 일정한 패턴을 찾기 때문에,
데이터 자체에 이런 잘못된 가정이 포함되어 있다면 AI 역시 같은 오류를 반복할 수 있다.
특히 진실을 말하는 사람을 거짓말한다고 판단하는 False Positive는 수사나 재판에서 매우 위험한 결과를 만들 수 있다.
3. AI는 거짓말 탐지기보다 '진술 분석 보조 도구' 로 보는 것이 적절하다

AI의 가장 현실적인 활용방식은 사람에게 “거짓말”이라는 판정을 내리는 것이 아니라,
수사관이 다시 확인해야 할 부분을 찾아주는 것이다.
예를 들어
이전 진술과 달라진 부분은 어디인가?
시간 순서가 바뀐 부분은 있는가?
반복해서 등장하는 표현은 무엇인가?
추가 질문이 필요한 부분은 어디인가?
같은 정보를 정리하도록 할 수 있다.
하지만 최종적으로 진술의 신빙성을 평가할 때는
면담 상황, 기억의 특성, 다른 증거, CCTV, 목격자 진술 등 다양한 정보를 함께 검토해야 한다.
결국 AI는 거짓말을 읽어내는 마법 같은 기계라기보다 인간이 놓칠 수 있는 정보를 찾아주는 분석도구로 사용될 수 있다.
AI가 아무리 발전하더라도 사람의 표정이나 말투 하나만 보고 진실과 거짓을 단정하는 것은 위험하다.
특히 수사에서는
“이 사람이 거짓말하고 있는가?”보다 “이 진술을 다른 증거와 비교했을 때 얼마나 신뢰할 수 있는가?”라는 질문이 더 중요하다.